서 진 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 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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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10년, 짧은 시간에 이룬 양적인 성장
지난 6월 1일(월), 서울에서 한국과 중국의 통상장관에 의해 양국간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이 정식 서명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EU(European Union, 유럽연합),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 대국과 모두 FTA를 체결한 국가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 동안 소위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한 끝에 세계 52개 국가와 FTA를 타결하여,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FTA 선진국으로 발돋움되었다.
외국과의 무역(수출입)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경제성장을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가 FTA를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FTA 흐름을 읽지 못하고 뒤쳐져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뒤늦게 FTA 대열에 합류했지만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속도전으로 짧은 시간에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당연히 FTA를 체결한 국가와의 무역도 증가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마저 발효된다면 201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 가운데 약 56%는 FTA 체결국가와의 거래이다. 수출시장으로서 의미는 더욱 중요해 2014년 전체 수출액 5,727억 달러 가운데 FTA 체결국으로의 수출이 3,581억 달러에 달해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
FTA 체결국과의 무역거래 현황
FTA를 체결하면 해당국과의 무역거래에서 관세가 철폐되고 관련 비관세장벽이 완화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무역이 증가한다. 그리고 이러한 무역 증가는 해당 산업의 생산 활동을 자극하여 경제 성장과 고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실제 지난 10여 년 간 FTA 체결국과의 무역거래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이 잘 드러난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의 FTA인 칠레와의 FTA를 살펴보자. 발효 이전인 2003년 양국간 무역액은 15억7천만 달러였다. 2004년 FTA 발효 이후 10년이 지난 2014년 말 양국의 무역액은 68억9천만 달러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0.1%씩 증가해 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대 세계 무역증가율은 8.7%였으니 칠레와의 무역액 증가율이 약 1.4%p 높다. 결국 FTA를 체결한 칠레와의 무역이 우리나라의 대 세계 무역액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무선전화기’는 연평균 53%씩 칠레로 수출이 증가해 왔으며, ‘승용차’도 연평균 20%씩 수출이 늘어났다. 반면 칠레로부터의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요 수입품인 ‘구리광과 신선 포도, 돼지고기 등’수입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입 포도시장에서 칠레의 점유율은 한-칠레 FTA 발효 이전 60%대에서 발효 이후 80%대까지 상승했다. 돼지고기도 발효 이전에 비해 금액기준으로 3.4배 수입이 증가하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 칠레 무역수지는 2003년 약 5억 달러 적자에서 2014년 27억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확대되었다(<표 1> 참고). 이는 칠레로부터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구리광 및 구리제품의 국제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구리의 국제가격은 kg당 1.8달러에서 7.1달러로 약 4배 상승하였다. 그러니 같은 양을 수입해도 수입가격은 4배 오르니 자연스럽게 적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표 1>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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